무서운 꿈

삼십오 년 전
나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소년이었지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멀리 보이는
십자가를 쫓아
달려가고 있었어

숨이 턱턱 막혀왔지만
달리고 또 달렸지
마침내 쓰러지기 직전까지 달려
십자가 밑에 도착했는데

십자가 위에서는
내가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귀가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었어

나는 삼십오 년이 지난 지금도
잠이 오질 않아 나와 보는
십구 층 아파트에서
그 꿈을 생각하지

서울의 밤하늘에
무수히 꽂혀 있는
빨간 십자가를 보고
돈을 사랑하는 마귀들이
빨간 눈동자를 부릅뜨고
십자가에서
돈을 빨아대고 있다고

때론
무서운 꿈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 있다고
생각하지

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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