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도 배고픈 적이 없었는데
늙어가시는 아버지는
지난 세월
가장 무서웠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나의 질문에
배고픔이었데
덤덤하게
배고픔이었데
나는 가장 무서운 것이
자존심에 상처 입던 경험인데
배고픔이 가장 무서웠던 아버지는
아마도 자존심을 다 버리고
사시지 않았을까
나는 어려서 기억조차 못 하는
자존심을 버리고 살아야 했을
아버지의 배고픈 기억들이
이제서야 나의 아픔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는 한 번도 배고픈 적이 없었는데
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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